강아지 슬개골 탈구 증상과 1~4기 등급, 3기 수술 후기 (쉐리 실제 경험)

쉐리는 우리 집에 오기 전부터 뒷다리가 조금 불편해 보였다. 그러다 산책 때마다 한쪽 뒷다리를 들고 깡충거리는 걸 보고 병원에 갔고, 슬개골 탈구 3기 진단을 받았다. 이 글은 강아지 슬개골 탈구가 무엇이고, 어떤 증상과 등급이 있으며, 수술과 회복은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쉐리의 실제 경험과 함께 정리한 것이다.

슬개골 탈구 수술을 받고 회복해 잘 걷는 강아지 쉐리

산책하다 뒷다리를 들었다

산책을 나가면 쉐리는 세상 신나게 걸었다. 그런데 20분쯤 지나면 어느 순간부터 왼쪽 뒷다리를 슬쩍 들고 걷기 시작했다. 처음엔 잠깐 그러다 말겠지 했는데, 산책 때마다 같은 다리를 들고 깡충거리는 걸 보고 있으니 더는 모른 척할 수가 없었다.

이렇게 걷다가 갑자기 한쪽 뒷다리를 들고 깡충 뛰듯 걷는 것이 슬개골 탈구의 대표 증상이다. 무릎뼈가 빠지는 순간 다리를 못 딛다가, 다시 제자리로 들어가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걷는다. 그래서 초기에는 잠깐 그러다 마는 것처럼 보여 놓치기 쉽다. 아래와 같은 모습이 반복된다면 한 번쯤 무릎을 의심해봐야 한다.

  • 걷다가 갑자기 한쪽 뒷다리를 들고 깡충깡충 뛰듯 걷는다.
  • 잠깐 다리를 절다가 금세 다시 멀쩡하게 걷는다.
  • 뒷다리를 쭉 뻗거나 털고 난 뒤 다시 정상으로 걷는다.
  • 심해지면 다리를 아예 디디지 않거나, 다리가 안쪽으로 휜다.

슬개골 탈구가 뭘까

슬개골 탈구는 말 그대로 무릎뼈(슬개골)가 제자리에서 빠지는 병이다. 원래 무릎뼈는 허벅지뼈 끝에 파인 홈을 따라 위아래로 미끄러지듯 움직인다. 그런데 이 홈이 얕거나 뼈의 정렬이 어긋나 있으면, 무릎뼈가 홈 밖으로 빠져버린다. 특히 몸집이 작은 소형견에게 흔한데, 태생적으로 무릎 주변 구조가 이런 탈구에 취약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왜 생길까

슬개골 탈구는 타고나는 구조적 요인이 크지만, 생활 속 요인이 진행을 앞당기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들이다.

  • 선천적 구조. 소형견은 무릎뼈가 놓이는 홈이 얕거나 다리뼈 정렬이 어긋난 경우가 많아 태생적으로 잘 빠진다.
  • 과체중. 살이 찌면 무릎에 실리는 무게가 커져 탈구가 심해지기 쉽다.
  • 미끄러운 바닥. 마룻바닥이나 타일에서 다리가 미끄러지며 무릎에 무리가 간다.
  • 높은 곳 점프와 두 발로 서기. 착지 충격과 무릎 비틀림이 반복된다.

돌이켜보면 쉐리의 무릎이 나빠진 데는 통통했던 몸무게 탓도 컸다. 무릎에 실리는 무게가 그만큼 컸을 테니까. 이 부분은 뒤에서 다시 이야기하겠다.

슬개골 탈구 1기부터 4기까지

슬개골 탈구는 얼마나 잘 빠지고, 얼마나 되돌아오는지에 따라 1기부터 4기까지 나눈다. 숫자가 클수록 심하다.

  • 1기. 평소엔 제자리에 있고, 손으로 밀면 빠지지만 놓으면 바로 돌아온다. 증상이 거의 없다.
  • 2기. 가끔 저절로 빠졌다 들어간다. 이따금 다리를 들고 깡충거리다가 다시 멀쩡해진다.
  • 3기. 대부분 빠져 있는 상태다. 손으로 맞춰도 금방 다시 빠진다. 자주 다리를 절거나 든다. 보통 이 단계부터 수술을 권한다.
  • 4기. 항상 빠져 있고 손으로도 맞춰지지 않는다. 다리가 휘어 제대로 쓰지 못한다.

그렇다면 쉐리는 어느 단계였을까.

쉐리는 3기, 수술을 결정하기까지

병원 선생님은 검사를 하기도 전에 쉐리의 뒷다리를 몇 번 만져보시더니 바로 슬개골 탈구라고 하셨다. 촉진만으로도 어느 정도 짐작이 가능한 것이다. 얼마나 진행됐는지 정확히 보려고 엑스레이를 찍었고, 결과는 3기였다. 수술이 필요한 단계라고 하셨다.

선생님은 슬개골 탈구가 당장 아이를 아프게 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다만 방치하면 서서히 다리가 틀어지고, 관절염이나 인대 손상으로 이어져 나중에는 다리를 아예 못 쓸 수도 있다고 했다. 그래도 수술이 급한 건 아니니 마음의 준비가 되면 오라고 하셨다. 나를 만나기 전부터 있던 문제였겠지만, 함께한 뒤로 점점 심해진 걸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며칠을 고민한 끝에 수술을 받기로 했다.

수술과 회복

수술 자체는 40분쯤 걸렸다. 마취가 풀리는 시간까지 하면 두 시간, 대기실에서 그 두 시간이 어찌나 길던지. 수술을 마치고 나온 쉐리는 집으로 가는 길 내내 힘이 하나도 없었다. 평소 같으면 문 열자마자 뛰어다닐 아이가 그날은 자리에 누워 꼼짝을 안 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게 제일 힘들었다.

재활에는 두세 달쯤 걸린다고 했다. 이 시기에는 무리한 운동과 점프를 피하고,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시키며 서서히 활동량을 늘려가는 것이 중요하다. 조심조심 걷는 쉐리를 보며 마음을 졸였는데, 다행히 회복하고 나서는 오히려 수술 전보다 더 잘 걷고 더 잘 뛰었다. 그 다리를 들고 깡충거리던 게 언제였나 싶었다.

최고의 예방은 체중과 바닥이다

쉐리를 통해 배운 것이 하나 있다. 슬개골은 수술도 중요하지만, 애초에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게 해주는 것이 최고의 예방이라는 점이다. 특히 두 가지가 핵심이다.

  • 체중 관리. 살이 찌지 않게 하는 것만으로도 무릎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수술 뒤로 우리는 쉐리의 체중에 더 신경 쓰게 됐다.
  • 미끄럼 방지. 마룻바닥에는 미끄럼 방지 매트를 깔고, 발바닥 사이 털을 정리해 미끄러지지 않게 해준다.

여기에 소파처럼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지 않게 계단이나 슬로프를 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작은 습관 하나가 무릎을 오래 지켜준다.

이렇게 슬개골을 이겨낸 쉐리였지만, 11살이 된 지금은 또 다른 병을 함께 견디고 있다. 감기인 줄 알고 갔다가 심장병을 발견한 이야기는 따로 정리해두었다.

이 글은 수의학 정보가 아니라 한 보호자의 경험 기록이다. 우리 아이에게 비슷한 증상이 보인다면, 반드시 동물병원에서 진료와 검사를 받아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