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배변훈련을 하다 보면 유독 수컷에서 애매한 상황이 자주 생긴다. 분명 화장실을 아는 것 같은데, 또 보면 밖에 싸 있고, 된 건지 안 된 건지 헷갈린다. 우리 집 수컷 강아지가 딱 그랬다. 배변패드는 인식하는데 자꾸 바닥에 실수를 했다. 한참을 고민하다 다이소에서 산 네트망으로 해결했는데, 같은 문제로 고생하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 그 방법을 정리한다.
강아지는 발바닥 감촉으로 화장실을 안다
먼저 알아둘 게 있다. 강아지는 화장실을 눈으로 구분하기보다 냄새와 발바닥 감촉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여기 냄새가 나고, 발바닥에 이 느낌이 오면 화장실이구나 하고 아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강아지 입장에서 발바닥에 패드 감촉이 느껴지기만 하면 화장실이라고 판단하는데, 그게 꼭 네 발 전부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우리 집 수컷 강아지는 바로 이 지점에서 실수를 했다.
뒷발만 걸치고 싸는 게 문제였다
우리 집 아이는 배변패드에 뒷발만 걸치고 소변을 봤다. 뒷발만 패드에 닿으면 여기가 화장실이라고 인식한 것이다. 앞발과 몸통은 패드 밖으로 나온 채 뒷다리만 살짝 걸친 어정쩡한 자세로 볼일을 봤다.
여기서 수컷 특유의 문제가 겹친다. 수컷은 소변이 나오는 곳이 배 가운데쯤에 있다. 그러니 뒷발만 패드에 걸치고 앞쪽 몸은 밖으로 나와 있으면, 정작 소변은 패드가 아니라 그 앞 바닥에 떨어진다. 본인은 분명 화장실에서 싼다고 생각하는데, 조준이 빗나가서 밖에 다 싸버리는 것이다.
이러니 배변훈련이 된 건지 안 된 건지 애매할 수밖에 없었다. 화장실을 아예 모르는 게 아니라, 알긴 아는데 자세가 문제였던 거니까. 사실 이건 우리 집만의 일이 아니라, 강아지가 몸에 비해 패드가 작거나 경계를 헷갈릴 때 흔히 나타나는 문제라고 한다.
핵심은 네 발을 다 넣게 하는 것
그래서 목표가 분명해졌다. 뒷발만 걸치는 게 아니라, 무조건 네 발이 전부 패드 안에 들어간 상태에서 싸게 만드는 것이었다.
네 발이 다 들어가면 몸 전체가 패드 위에 오니까, 수컷이라도 소변이 자연히 패드 안에 떨어진다. 문제는 어떻게 네 발을 다 넣게 하느냐였다. 큰 패드로 바꿔봐도 여전히 가장자리에 걸치고, 배변판도 알아봤지만 우리 아이한테 딱 맞는 걸 찾기가 어려웠다.
다이소 네트망으로 벽을 만들었다
화장실을 이것저것 알아보다가 결국 내가 생각해낸 방법이 네트망이었다. 다이소에서 파는 그 철망 네트망 말이다.
방법은 단순하다. 배변패드 주위를 네트망으로 빙 둘러 벽을 만들었다. 패드 사방이 막히니 이제 옆에서 어정쩡하게 뒷발만 걸치는 게 불가능해졌다. 화장실에 들어가려면 살짝 점프해서 벽을 넘어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 구조가 된 것이다.
결과는 확실했다. 점프해서 넘어 들어가니 자연스럽게 네 발이 전부 패드 안에 들어갔고, 그 상태에서 볼일을 보니 밖으로 새는 일이 없어졌다. 뒷발만 걸치던 습관 자체가 물리적으로 막힌 것이다. 그 간단한 벽 하나로 그렇게 골치였던 조준 실패가 해결됐다.
이 방법을 쓸 때 팁
- 높이를 아이에 맞게. 너무 높으면 못 들어가고, 너무 낮으면 다시 걸치고 싼다. 우리 아이가 살짝 점프해 넘을 수 있는 높이로 맞췄다.
- 네트망을 튼튼하게 고정. 넘나들 때 흔들리거나 넘어지면 놀라서 화장실을 싫어할 수 있으니 단단히 세운다.
- 패드는 넉넉한 크기로. 네 발이 다 들어가고도 여유가 있어야 한다. 안이 좁으면 또 가장자리로 밀린다.
- 잘 들어가서 싸면 칭찬과 간식. 물리적으로 막는 것과 함께, 제대로 쌌을 때 보상해주면 습관이 더 빨리 잡힌다.
참고로 배변훈련의 기본 과정, 그러니까 패드를 여러 장 깔고 간식으로 화장실을 인식시키는 방법은 따로 정리한 글에 적어두었다. 이번 글은 그 기본이 됐는데도 수컷이라 조준을 자꾸 실패하는 경우의 해결법이라고 보면 된다.
네트망 말고 다른 방법도 있다
우리 집은 네트망이 잘 맞았지만, 아이 성향이나 집 상황에 따라 다른 방법이 나을 수도 있다. 목표는 결국 같다. 네 발이 다 들어가게 하거나, 밖으로 새도 문제없게 만드는 것이다.
- 턱이 있는 배변판. 가장자리에 턱이 있어서, 뒷발만 걸치기 어렵고 안으로 들어가게 유도된다. 시중에 수컷용으로 벽이 높은 제품도 있다.
- 대형, 특대형 패드. 몸에 비해 패드가 작으면 돌다가 엉덩이가 밖으로 밀린다. 넉넉한 크기로 바꾸는 것만으로 실수가 줄기도 한다.
- 울타리형 실내 화장실. 세 면이 막힌 형태라 조준 실패를 줄여준다. 네트망으로 만든 우리 집 방식과 원리가 같다.
- 매너벨트. 훈련이 잡힐 때까지 임시로 채워 바닥이 더러워지는 걸 막는 용도다. 근본 해결은 아니지만 과도기에 도움이 된다.
여러 방법을 놓고 우리 아이한테 맞는 걸 찾으면 된다. 나는 이것저것 사보기 전에 집에 있던 것으로 만들어보자 싶어 네트망을 택했는데, 결과적으로 제일 저렴하고 확실했다.
혼내기 전에 구조를 바꿔보자
수컷 강아지가 화장실 근처에 자꾸 실수를 한다면, 아이가 훈련이 안 됐다고 혼내기 전에 한번 자세를 살펴보길 권한다. 뒷발만 걸치고 싸는 거라면, 아이는 나름대로 화장실을 아는 건데 몸 구조상 빗나가는 것뿐이다.
이럴 때는 아이를 탓하기보다 네 발이 다 들어가게 환경을 바꿔주는 게 훨씬 빠르다. 우리 집은 다이소 네트망 하나로 오래 골치 아프던 문제를 해결했다. 비슷한 상황이라면 한번 시도해볼 만하다.
이 글은 전문 훈련 지침이 아니라 한 보호자의 경험 기록이다. 아이마다 상황이 다르니, 배변 문제가 계속된다면 반려견 훈련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