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를 처음 들이면 제일 먼저 부딪히는 게 배변훈련이다. 그리고 이게 생각보다 정말 중요하다. 강아지를 파양하는 이유 1순위가 배변 문제라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다. 온 집 안에 실수를 하니 지쳐서 결국 손을 놓아버리는 것이다. 그만큼 배변훈련은 반려생활의 시작이자 관계를 좌우하는 첫 단추다. 우리 집도 강아지를 여럿 키우면서 배변훈련을 시켰는데, 나름의 방법으로 꽤 빠르게 성공했다. 이 글은 우리가 실제로 쓴 배변훈련 방법을 정리한 것이다.
혼내는 훈련이 아니라 칭찬하는 훈련이다
방법을 말하기 전에 큰 원칙부터 짚고 싶다. 배변훈련은 잘못된 곳에 쌌을 때 혼내는 게 아니라, 옳은 곳에 갔을 때 칭찬하는 훈련이다.
강아지는 혼나도 왜 혼나는지 잘 모른다. 특히 시간이 좀 지난 뒤에 혼내면 아이는 영문도 모른 채 겁만 먹는다. 그러다 보면 보호자 눈치를 보며 숨어서 싸거나, 오히려 실수가 더 늘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처음부터 혼내는 걸 완전히 배제하고, 오로지 잘했을 때 보상을 주는 쪽으로만 갔다. 이걸 긍정 강화라고 부른다고 한다.
1단계, 배변패드를 여러 장 깐다
우리는 처음에 집 안에 배변패드를 다섯 장쯤 깔았다.
이유는 단순하다. 패드가 많을수록 강아지가 그 위에 올라갈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딱 한 장만 깔아두고 거기로 가기를 기다리는 것보다, 여러 장을 깔아 어디를 가든 패드에 닿게 만드는 게 초반에는 훨씬 유리하다. 훈련의 첫 목표는 정확한 한 자리가 아니라 패드라는 물건 자체에 익숙해지게 하는 것이니까.
2단계, 패드에 올라가면 간식을 준다
여기가 핵심이다. 우리는 하루 30분씩 시간을 정해놓고 이 연습을 했다.
방법은 이렇다. 강아지가 첫 번째 배변패드에 올라가면 간식을 준다. 두 번째 패드에 올라가면 또 간식, 세 번째도 간식, 네 번째도, 다섯 번째도 간식을 준다. 이렇게 오른쪽으로 패드를 계속 돌면서, 강아지의 네 발이 전부 패드 위에 닿으면 간식을 주는 것이다.
이걸 반복하면 강아지 머릿속에 공식이 생긴다. 패드에 올라가면 간식이 나온다. 이 단순한 연결이 배변훈련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우리 아이들도 이 공식을 이해하고 나니,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패드를 찾아 올라가기 시작했다.
3단계, 진짜 볼일을 보면 간식을 왕창 준다
강아지가 스스로 패드에 올라가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올라갈 때마다 간식을 주며 습관을 굳힌다. 그러다 보면 결국 패드 위에서 볼일을 보는 순간이 온다.
바로 그 순간이 제일 중요하다. 우리는 평소 한 개씩 주던 간식을, 패드 위에서 쉬하는 모습을 보면 열 개를 줬다. 그냥 올라간 것과 실제로 볼일을 본 것의 차이를 확실하게 알려준 것이다. 패드에서 볼일을 보면 대박이 터진다는 걸 몸으로 각인시키는 셈이다.
여기서 한 가지 팁은, 볼일을 본 직후 바로 보상하는 것이다. 몇 초만 지나도 강아지는 왜 간식을 받는지 헷갈려한다. 쉬하는 걸 보는 즉시 폭풍 칭찬과 함께 간식을 왕창 주는 게 효과가 좋다.
타이밍을 알면 성공률이 올라간다
훈련이 더 빨리 되게 하는 요령이 하나 있다. 강아지가 볼일을 보는 타이밍을 알아두는 것이다. 강아지는 보통 정해진 순간에 화장실이 급해진다.
- 자고 일어난 직후. 한숨 자고 나면 거의 바로 볼일을 본다.
- 밥을 먹은 뒤. 먹고 나서 얼마 안 돼 신호가 온다.
- 신나게 놀고 난 뒤. 활동을 하고 나면 마려워한다.
- 물을 많이 마신 뒤. 당연히 소변이 급해진다.
이 타이밍에 맞춰 강아지를 패드 쪽으로 슬쩍 유도해두면, 패드 위에서 볼일을 볼 확률이 확 올라간다. 그러면 그만큼 간식을 왕창 주며 보상할 기회도 늘어난다. 아이가 코를 킁킁대며 바닥 냄새를 맡거나 뱅뱅 돌기 시작하면 화장실 신호이니, 그때 얼른 패드로 데려가면 좋다.
이렇게 하니 금방 됐다
이 과정을 반복하니 우리 집 아이들은 생각보다 빠르게 배변훈련이 됐다. 혼내지 않고, 그저 잘했을 때 보상을 몰아주는 것만으로 말이다.
돌아보면 성공의 비결은 두 가지였던 것 같다. 하나는 패드를 여러 장 깔아 성공 확률 자체를 높여둔 것, 다른 하나는 실제로 볼일을 봤을 때 보상을 확 키워서 그 행동을 특별하게 만든 것이다. 강아지 입장에서는 헷갈릴 게 없다. 패드에서 볼일 보면 좋은 일이 생긴다, 이 하나만 확실하면 되는 거였다.
자리를 잡으면 패드를 줄여간다
패드에서 볼일 보는 게 확실히 자리를 잡으면, 그다음은 처음에 넓게 깔았던 패드를 조금씩 줄여나가면 된다.
다섯 장이었다면 네 장, 세 장으로 줄이면서 원하는 화장실 자리 쪽으로 좁혀가는 것이다. 이때도 급하게 확 치우면 헷갈려하니, 아이가 잘 적응하는 걸 보면서 한 장씩 천천히 줄이는 게 좋다. 처음에 확률을 높이려고 넓게 깔았던 걸 이제 정확한 위치로 모아주는 단계라고 보면 된다.
실수해도 혼내지 말자
훈련 중에는 당연히 실수가 나온다. 엉뚱한 곳에 싸는 날도 있다. 그래도 혼내지 않는 게 좋다.
실수한 자리는 그냥 조용히 치우면 된다. 냄새가 남으면 그 자리를 다시 화장실로 인식할 수 있으니 깨끗하게 닦아주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다시 패드에 잘 갔을 때 보상하는 것에 집중하면 된다. 배변훈련은 잘못을 줄이는 게 아니라 잘한 걸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 빨리 된다.
참고로 강아지와 고양이의 배변 차이가 궁금하다면 강아지와 고양이를 둘 다 키워본 비교 글에도 정리해두었다. 고양이는 이런 훈련이 거의 필요 없다는 게 큰 차이다.
마무리하며
배변훈련이 안 돼서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다. 파양으로까지 이어진다는 말이 나올 만큼 흔한 고민이다. 하지만 방법을 바꾸면 생각보다 빨리 풀리기도 한다.
우리 집은 패드를 넉넉히 깔고, 패드에 올라가면 간식을 주고, 진짜 볼일을 보면 간식을 왕창 주는 방식으로 성공했다. 핵심은 혼내지 않고 잘한 것에 크게 보상하는 것이다. 지금 배변훈련으로 씨름하고 있다면, 조급해하지 말고 이 방향으로 한번 해보길 권한다.
이 글은 전문 훈련 지침이 아니라 한 보호자의 경험 기록이다. 아이마다 기질이 다르니, 잘 되지 않을 때는 반려견 훈련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