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첫째 고양이 루이는 오드아이다. 한쪽 눈은 초록색, 한쪽 눈은 파란색인 페르시안 고양이인데, 하얀 털에 오드아이라 처음 보는 사람들이 예쁘다는 말을 참 많이 한다. 그런데 오드아이 고양이 이야기를 하다 보면 꼭 따라 나오는 말이 있다. 오드아이는 귀가 안 들린다던데, 난청이라던데 하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 루이는 오드아이지만 난청이 아니다. 이 글은 오드아이와 난청이 정말 관련이 있는지, 왜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지를 루이의 경우와 함께 정리한 것이다.

오드아이는 왜 눈 색이 다를까
난청 이야기를 하기 전에, 오드아이가 왜 생기는지부터 짚어보자. 눈 색은 홍채에 있는 멜라닌 색소의 양으로 정해진다. 색소가 많으면 갈색이나 노란색, 적으면 초록색, 아주 적으면 파란색이 된다.
오드아이는 이 색소가 한쪽 눈에만 억제돼서 생긴다. 한쪽 눈은 색소가 정상적으로 자리 잡아 초록이나 노란색이 되고, 다른 쪽은 색소가 억제돼 파란색이 되는 것이다. 이런 색소 억제는 주로 하얀 털을 만드는 유전자와 관련이 있어서, 오드아이는 흰 고양이나 흰 무늬가 많은 고양이에게서 자주 나타난다. 루이도 하얀 털을 가진 페르시안이다.
오드아이가 난청이라는 말, 근거가 있다
먼저 이 이야기가 완전히 근거 없는 낭설은 아니라는 걸 짚고 싶다. 실제로 통계적인 연관이 있다.
다만 정확히 말하면 오드아이 자체보다 하얀 털과 파란 눈이 핵심이다. 고양이의 털을 새하얗게 만드는 유전자가 있는데, 이 유전자가 색소를 만드는 멜라닌 세포를 억제한다. 그런데 이 멜라닌 세포는 눈 색뿐 아니라 귀 안쪽 청각 기능에도 관여한다. 그래서 색소가 강하게 억제되면 그 영향으로 귀의 청각 세포가 제대로 발달하지 못해 선천적으로 난청이 오기도 하는 것이다. 파란 눈이 바로 색소가 억제됐다는 신호이기 때문에, 파란 눈과 난청이 함께 가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확률의 문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게 무조건이 아니라 확률이라는 점이다. 오드아이라고 다 난청인 게 절대 아니다.
알려진 통계를 보면 대략 이렇다고 한다.
- 하얀 털에 양쪽 다 파란 눈이면 난청 비율이 70퍼센트 정도로 가장 높다.
- 한쪽만 파란 눈인 오드아이는 40퍼센트 정도다.
- 파란 눈이 아닌 경우는 10퍼센트 정도로 확 낮아진다.
즉 오드아이 고양이가 난청일 확률이 다른 고양이보다 높은 건 맞지만, 40퍼센트라는 건 뒤집어 말하면 60퍼센트는 난청이 아니라는 뜻이다. 오드아이라고 해서 당연히 귀가 안 들릴 거라고 단정하면 안 되는 이유다.
난청이 온다면 파란 눈 쪽 귀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이 있다. 오드아이 고양이가 난청인 경우, 대개 파란 눈이 있는 쪽 귀가 안 들린다고 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색소를 억제하는 유전자가 원인인데, 파란 눈 쪽은 색소가 억제된 쪽이라 그쪽 귀도 영향을 받을 확률이 높다. 반대로 색이 있는 눈 쪽은 색소가 정상적으로 작용해서 그쪽 귀는 잘 들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오드아이 고양이가 난청이어도 양쪽 다 안 들리는 게 아니라 한쪽만 안 들리는 경우가 흔하다. 한쪽 귀만 난청이면 생활에 큰 지장이 없어서 보호자가 모르고 지나가기도 한다.
우리 루이는 난청이 아니다
우리 루이는 하얀 털에 오드아이니까, 사실 통계로만 보면 난청 확률이 낮지 않은 조건이다. 그런데 다행히 루이는 귀가 잘 들린다.
어떻게 아느냐면, 이름을 부르면 온다. 다른 방에 있다가도 루이야 하고 부르면 소리를 듣고 다가온다. 간식 봉지 뜯는 소리에도 반응하고, 낯선 소리가 나면 그쪽으로 귀를 쫑긋 세운다. 병원에서 청력 검사를 따로 받은 건 아니지만, 이 정도면 일상에서 소리를 잘 듣는다는 걸 충분히 알 수 있다. 루이는 오드아이지만 난청이 아닌, 그 60퍼센트에 속하는 아이인 것이다.
그래서 오드아이 고양이를 보고 무조건 귀가 안 들릴 거라 넘겨짚는 건 맞지 않다. 우리 루이가 그 산 증인이다.
우리 고양이 청력, 이렇게 확인해보자
오드아이나 하얀 털 고양이를 키운다면, 우리 아이가 소리를 잘 듣는지 집에서 간단히 살펴볼 수 있다.
- 아이가 보지 못하는 뒤쪽에서 이름을 불러본다. 반응하는지 본다.
- 자고 있을 때나 딴 데 볼 때 손뼉이나 간식 소리를 내본다. 진동이 아니라 소리에만 반응하는지 확인한다.
- 유난히 잘 놀라거나, 뒤에서 다가가면 깜짝 놀라는 일이 잦은지 살핀다. 소리를 못 들으면 이런 반응이 나올 수 있다.
다만 바람이나 발소리 진동에 반응하는 걸 소리를 들은 걸로 착각할 수 있으니, 정확한 확인이 필요하면 동물병원에서 청력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난청이어도 괜찮다
혹시 우리 아이가 난청으로 확인되더라도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소리를 못 듣는 고양이도 진동과 시각, 후각으로 세상을 충분히 느끼며 잘 살아간다.
다만 소리로 위험을 못 느끼니 안전에는 더 신경 써야 한다. 난청 고양이는 되도록 실내에서 키우고, 다가갈 때 바닥을 살짝 울려 진동으로 인기척을 알려주는 식의 배려가 도움이 된다고 한다.
오드아이는 그 자체로 참 매력적인 특징이다. 난청 확률이 조금 높은 건 사실이지만 무조건은 아니고, 설령 난청이어도 사랑으로 키우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 우리 루이처럼 오드아이면서 귀도 잘 들리는 아이도 많으니, 오드아이 고양이를 너무 겁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글은 수의학 정보가 아니라 한 보호자의 경험과 자료를 정리한 기록이다. 우리 아이의 청력이 걱정된다면 동물병원에서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길 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