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후배가 유기견 보호소에서 말티즈를 분양받았다. 수컷인데 고환이 보이지 않아 당연히 중성화가 된 아이인 줄 알고 한동안 키웠다고 한다. 그러다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중성화가 아니라 잠복고환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겉으로는 중성화한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고환이 몸속에 숨어 있었던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듣고 잠복고환이 어떤 것인지, 왜 그냥 두면 안 되는지 정리해 두려고 한다. 먼저 밝혀두면 이 글은 수의학 정보가 아니라 한 보호자의 기록이니, 실제 상황에서는 반드시 동물병원의 판단을 따라야 한다.

잠복고환이 뭘까
수컷 강아지는 보통 생후 6주에서 8주쯤이면 고환이 음낭으로 내려온다고 한다. 잠복고환은 이 고환이 제대로 내려오지 못하고 복강 안이나 사타구니 쪽에 남아 있는 상태를 말한다. 한쪽만 그런 경우도 있고, 양쪽 다 그런 경우도 있다.
문제는 겉으로 봐서는 구별이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고환이 복강 깊숙이 남아 있으면 음낭이 비어 보이기 때문에, 후배네처럼 중성화를 한 아이로 오해하기 쉽다. 원인은 유전적인 요인이 가장 크다고 알려져 있다.
왜 그냥 두면 안 될까
잠복고환은 단순히 고환이 안 보이는 미용상의 문제가 아니다. 방치하면 건강에 위험할 수 있어서 신경 써야 한다.
- 종양 위험이 크다. 몸속에 남은 고환은 정상 고환보다 종양 발생 위험이 10배 이상 높다고 한다.
- 고환이 꼬이는 염전이 생기면 갑자기 심한 복통이 올 수 있다고 한다.
- 종양이 생기면 수컷인데도 유방이 발달하거나 털이 빠지는 등의 변화가 나타나기도 한다고 한다.
- 유전되는 경향이 있어, 번식에는 권장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잠복고환은 숨어 있는 고환까지 함께 제거하는 중성화 수술이 권장된다고 한다. 그냥 두는 것보다 제거하는 편이 안전하다는 뜻이다.
중성화된 줄 알았던 후배네 말티즈
후배네 말티즈가 딱 이 경우였다. 보호소에서 데려온 아이라 이전 기록이 정확하지 않았고, 음낭이 비어 보이니 중성화가 끝난 아이라고 여겼던 것이다. 건강검진을 하지 않았다면 몸속에 고환이 남아 있는 줄도 모르고 계속 지냈을 뻔했다.
그래서 보호소나 입양처에서 데려온 수컷 아이라면, 중성화 여부가 확실하지 않을 때 한 번쯤 확인해 보는 게 좋다. 입양 전후로 챙겨야 할 것들은 반려동물 입양 전 체크 글에도 적어두었는데, 건강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는 게 결국 서로에게 좋은 일이다.
어떻게 진단하고 수술할까
고환이 피부 아래 사타구니 쪽에 있으면 만져서 확인되기도 하지만, 복강 안에 있으면 겉으로는 알기 어려워 초음파 같은 검사로 위치를 찾는다고 한다. 위치를 확인한 뒤에는 정상적으로 내려온 고환과 숨어 있는 고환을 함께 제거한다.
다만 고환이 복강 안에 있으면 배를 열어야 할 수 있어, 일반 중성화보다 수술 부담이 큰 편이라고 한다. 특히 잠복고환은 치와와, 포메라니안, 요크셔테리어 같은 소형견에게 더 흔한데, 후배네 말티즈도 소형견이다. 체구가 작은 아이는 마취 부담이 더 크니, 마취 전 검사와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한다. 관절 수술을 겪었던 우리 집 쉐리를 보며 느낀 거지만, 작은 아이의 수술은 늘 마취부터가 조심스럽다. 그 이야기는 강아지 슬개골 탈구 글에 적어두었다.
마무리하며
강아지 잠복고환은 겉으로는 중성화한 것처럼 보여 놓치기 쉽지만, 몸속에 남은 고환은 종양이나 염전 같은 위험을 안고 있다. 후배네 말티즈처럼 보호소에서 데려온 수컷 아이라면, 중성화 여부가 애매할 때 건강검진으로 확인해 보는 게 좋다. 진단이 되면 대개 숨은 고환을 제거하는 수술로 마무리된다고 한다.
다시 한번 밝혀두면 이 글은 수의학 정보가 아니라 한 보호자의 경험과 자료 기록이다. 반려견의 상태가 의심된다면 반드시 동물병원에서 확인받길 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