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캣타워 꼭 필요할까? 캣타워와 캣폴 다 써보고 지금은 둘 다 없는 이유

캣타워 위에 나란히 올라가 있는 우리 집 고양이 두 마리

우리 집에는 지금 캣타워가 없다. 캣폴도 없다. 처음부터 안 쓴 게 아니라, 둘 다 써 보고 결국 치웠다. 캣타워는 몇 번 바꿨고 캣폴은 한 번 쓰다가 버렸다. 고양이 두 마리가 사는 집인데도 그렇다. 루이 이야기는 오드아이 루이 이야기에, 막내 이야기는 고양이 방광염 글에 적어 두었다.

캣타워 위에 나란히 올라가 있는 우리 집 고양이 두 마리
캣타워 위에 나란히 올라가 있는 우리 집 고양이 두 마리

캣타워를 살까 말까 고민하는 분이라면, 사고 나서 겪게 되는 일들을 미리 알아 두면 선택이 쉬워진다. 제품 소개가 아니라 우리 집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을 정리한다.

캣타워는 생각보다 수명이 짧다

가장 먼저 알아 두면 좋은 건 캣타워가 한 번 사면 계속 쓰는 물건이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 집 기준으로는 1년에서 2년쯤 지나면 눈에 띄게 망가졌다.

  • 기둥의 스크래처가 다 뜯겨 나간다. 고양이가 매일 긁는 자리라 당연한 결과다.
  • 천이 헤지고 실밥이 풀린다.
  • 털과 먼지가 엉겨 오염이 남는다. 세탁이 되는 구조가 아니라 닦아 내는 데 한계가 있다.

그래서 우리 집은 캣타워를 몇 번 바꿨다. 처음 쓰던 것과 나중에 들인 것이 재질도 형태도 달랐다. 사기 전에는 한 번 사면 끝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소모품에 가까웠다. 가격을 볼 때 이 점을 같이 계산해 두면 좋다.

망가진 기둥은 줄을 다시 감아 되살릴 수 있다

이 글을 쓰면서 찾아보고 알게 된 것인데, 스크래처 기둥은 버릴 것이 아니라 삼줄을 다시 감아 재생하는 방법이 있었다. 캣타워 자체는 멀쩡한데 기둥만 뜯긴 경우라면 이쪽이 훨씬 싸게 먹힌다.

줄 종류특징
면 로프부드러워서 감기 수월하다. 손이 덜 아프다.
마 로프 (사이잘 등)까슬까슬해서 목장갑을 끼고 감는 편이 낫다. 대신 튼튼하다.

감는 요령은 줄 끝을 기둥에 걸친 상태에서 시작해, 감으면서 그 시작 부분을 계속 덮어 나가는 식이다. 제품에 따라 줄 감는 법이 설명서로 동봉돼 오기도 한다.

우리 집은 이 방법을 몰라서 그냥 새로 샀다. 알았다면 한두 번은 덜 바꿨을 것 같다.

원목 캣타워에 누워 있는 흰 페르시안 고양이
원목 캣타워에 누워 있는 흰 페르시안 고양이

집이 좁아지면 캣타워가 제일 먼저 자리를 잃는다

우리 집이 캣타워를 못 두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따로 있었다. 아이들이 태어나면서 집이 좁아진 것이다.

캣타워는 바닥 면적을 꽤 차지한다. 높이가 있는 만큼 넘어지지 않으려면 아래가 넓어야 하고, 벽에 딱 붙이기도 어렵다. 아이 물건이 늘어나면서 그 자리를 계속 내어 줄 수가 없었다.

쓰는 동안에는 잘 썼다. 맨 위에 올라가 앉아 있기도 하고, 아래 숨숨집에 들어가 자기도 했다. 문제는 제품이 아니라 공간이었다.

캣타워 아래 숨숨집에 들어가 있는 회색 고양이
캣타워 아래 숨숨집에 들어가 있는 회색 고양이

캣폴로 바꿨다가 다시 버린 이유

자리를 덜 차지하는 쪽으로 옮겨 보자는 생각에 캣폴을 들였다. 바닥에서 천장까지 기둥을 세워 고정하는 형태라, 캣타워보다 바닥을 훨씬 적게 쓴다. 좁은 집에는 이쪽이 맞겠다 싶었다.

그런데 몇 번 넘어졌다.

고양이가 올라가 있는 상태에서 기둥이 흔들리거나 쓰러지면 그 자체로 위험하다. 몇 번 겪고 나니 불안해서 결국 버렸다. 우리 집은 그때 캣폴을 접었다.

솔직히 말하면 원인을 정확히는 모른다. 내가 설치를 제대로 못 한 것일 수도 있고, 우리 집 고양이가 무거운 편이라 그랬을 수도 있다. 제품 문제라고 단정할 생각은 없다. 다만 겪은 사실은 그대로 남는다. 바닥과 천장 사이에 압력으로 고정하는 구조는 설치가 조금만 어긋나도 흔들릴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위에 올라가는 건 고양이라는 것이다.

찾아보니 넘어지는 데는 조건이 있었다

당시에는 원인을 몰라 답답했는데, 정리하면서 자료를 찾아보니 캣폴이 흔들리거나 넘어지는 데는 대체로 세 가지 조건이 걸려 있었다.

  • 기둥 지름 — 지름이 10cm보다 얇으면 고양이가 뛰어오르거나 우다다할 때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한다. 무게를 기둥 하나가 다 받는 구조라 지름이 곧 안정성이 된다.
  • 천장 재질 — 시멘트로 마감된 천장이면 단단히 물리지만, 나무 합판이나 석고보드면 고정이 약해질 수 있다. 같은 제품이라도 설치하는 집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뜻이다.
  • 수평과 장력 — 바닥과 천장 사이 압력으로 버티는 구조라, 기울어져 있거나 장력이 느슨해지면 흔들림이 커진다. 쓰는 동안 주기적으로 조여 줘야 한다.

우리 집이 어느 쪽에 걸렸는지는 지금도 확실치 않다. 다만 이 세 가지를 미리 알았다면 설치할 때 확인이라도 해 봤을 것이다. 캣폴을 고려하신다면 기둥 지름과 천장 재질부터 보시길 권한다.

치우고 나서 아이들은 어디로 갔나

캣타워도 캣폴도 없앤 뒤에 걱정이 됐다. 높은 자리를 좋아하는 아이들인데 갈 곳이 없어지는 건 아닐까 싶었다. 결과부터 말하면 알아서 잘 찾아갔다.

한동안 자주 올라가 있던 곳이 옷걸이 행거 위였다. 옷 위에 올라앉아 방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옷걸이 행거 위에 올라가 앉아 있는 고양이 두 마리
옷걸이 행거 위에 올라가 앉아 있는 고양이 두 마리

지금 가장 좋아하는 자리는 창틀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이다. 나란히 앉아 한참을 밖을 본다.

창틀에 나란히 앉아 창밖을 내려다보는 고양이 두 마리
창틀에 나란히 앉아 창밖을 내려다보는 고양이 두 마리

그 밖에도 알아서 자리를 만든다.

  • 컴퓨터 본체 위 — 따뜻하고 적당히 높다.
  • 침대 헤드 위 — 사람이 있는 방을 내려다볼 수 있다.
  • 창틀 — 밖이 보이는 자리라 제일 인기가 많다.

정리하고 보니 아이들이 원한 것은 캣타워라는 물건이 아니라 높고 안전하게 앉을 자리였다. 캣타워는 그 자리를 만들어 주는 여러 방법 중 하나였을 뿐이다. 좁고 어두운 곳을 찾아 들어가는 습성은 고양이가 박스를 좋아하는 이유에 따로 적어 두었다.

그래서 캣타워는 필요 없을까

우리 집이 안 쓴다고 해서 필요 없다는 뜻은 아니다. 조건에 따라 갈린다.

이런 집이면판단
집에 높은 가구가 거의 없다캣타워가 도움이 된다
창틀이 좁거나 창이 없는 방을 주로 쓴다캣타워가 도움이 된다
고양이가 여러 마리라 자리 다툼이 있다층이 나뉜 캣타워가 낫다
이미 행거·책장·창틀 등 올라갈 곳이 많다굳이 없어도 된다
바닥 면적을 내주기 어렵다무리해서 두지 않는 편이 낫다

사기 전에 며칠만 관찰해 보면 답이 나온다. 우리 집 고양이가 이미 어디에 올라가 있는지를 보면 된다. 올라갈 데가 마땅치 않아 바닥에만 있다면 캣타워가 필요하고, 이미 여기저기 잘 올라가고 있다면 급하지 않다.

사기 전에 확인할 수치

항목확인할 것
캣폴 기둥 지름10cm 이상인지
우리 집 천장시멘트인지 석고보드·합판인지
설치 자리 수평바닥이 기울어져 있지 않은지
캣타워 바닥 면적높이에 비해 바닥이 충분히 넓은지
스크래처 기둥줄을 다시 감을 수 있는 구조인지
캣타워·캣폴 공통 점검 항목

다시 산다면 캣폴이 아니라 캣타워

둘 다 써 본 지금, 다시 고른다면 캣타워다. 이유는 하나, 안전 때문이다.

캣폴은 자리를 덜 차지한다는 분명한 장점이 있다. 그런데 우리 집에서는 그 장점보다 넘어졌을 때의 위험이 더 크게 느껴졌다. 캣타워는 바닥을 많이 쓰는 대신 무게중심이 아래에 있어서, 적어도 쓰러질 걱정은 하지 않았다.

공간이 아깝다는 이유로 안전을 양보하는 선택이었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 지금은 자리가 나면 캣타워 쪽으로 다시 갈 생각이다.

자주 묻는 질문

캣타워는 얼마나 쓰나요?

우리 집 기준으로는 1~2년쯤 지나면 스크래처가 뜯기고 천이 헤져서 바꾸게 됐다. 한 번 사면 끝나는 물건이라기보다 소모품에 가깝다고 보는 편이 현실적이다.

캣폴은 위험한가요?

우리 집에서는 몇 번 넘어져서 결국 버렸다. 다만 설치 문제였는지 고양이 무게 때문이었는지 정확히는 모른다. 쓰신다면 고정을 확실히 하고, 흔들림이 느껴지면 바로 점검하시길 권한다.

캣폴 기둥은 얼마나 굵어야 하나요?

자료를 보면 지름 10cm 이상을 권한다. 기둥 하나가 고양이 무게를 다 받는 구조라 얇으면 뛰어오를 때 흔들림이 커진다. 여기에 천장이 시멘트인지 석고보드인지도 같이 확인하는 편이 좋다.

캣타워를 치우면 고양이가 스트레스를 받나요?

우리 집은 그렇지 않았다. 대신 창틀, 컴퓨터 본체 위, 침대 헤드처럼 다른 높은 자리를 알아서 찾아갔다. 다만 집에 올라갈 곳이 아예 없다면 이야기가 다를 수 있다.

고양이가 두 마리면 캣타워도 두 개여야 하나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지만 층이 나뉘어 있으면 좋다. 우리 집 둘은 같은 캣타워에서 위아래로 나눠 쓰기도 하고 나란히 붙어 있기도 했다. 성격에 따라 다르다.

마무리하며

캣타워와 캣폴을 다 써 보고 지금은 둘 다 없다. 캣타워는 수명이 있어 몇 번 바꿨고, 아이들이 태어나며 자리를 잃었다. 대안으로 들인 캣폴은 넘어져서 버렸다.

그래도 후회하지는 않는다. 그 과정에서 알게 된 게 있어서다. 고양이가 원하는 건 캣타워라는 물건이 아니라 높고 안전한 자리라는 것, 그리고 그 자리는 집에 이미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기 전에 우리 집을 한 번 둘러보시길 권한다. 아이가 이미 어디에 올라가 있는지 보면 필요한지 아닌지가 대체로 보인다. 고양이 살림을 고르는 다른 이야기는 고양이 화장실과 모래 고르기에도 적어 두었다.

이 글은 전문 지침이 아니라, 강아지 셋과 고양이 둘을 키우며 캣타워와 캣폴을 직접 써 본 보호자의 기록입니다. 캣폴이 넘어진 것은 우리 집에서 겪은 일이며, 설치 방식이나 환경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설치와 고정은 제품 안내를 따라 주시고, 불안하면 무리해서 쓰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