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키우면서 가장 신경 쓰는 것 중 하나가 화장실과 모래다. 우리 집 막내는 특발성 방광염을 앓은 적이 있어서, 화장실 환경에 유난히 예민하게 신경을 쓰게 됐다. 화장실이 불편하거나 지저분하면 소변을 참거나 엉뚱한 데 실수하기도 하는데, 그게 건강과도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양이 화장실과 모래 종류별 장단점, 그리고 고를 때 기준을 정리해 두려고 한다.

고양이 화장실 종류별 장단점
- 평판형(오픈형). 뚜껑 없이 트여 있는 기본형이다. 통풍이 잘돼 냄새가 덜 차고, 주변을 살필 수 있어 고양이가 안정감을 느낀다. 대신 모래가 밖으로 튀기 쉽다.
- 후드형(뚜껑형). 평판형에 뚜껑을 씌운 형태다. 모래 튐이 적고, 가려진 공간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맞다. 다만 냄새가 안에 갇히기 쉬워 자주 치워 줘야 한다.
- 상단 개폐형, 돔형. 입구가 위에 있거나 이글루처럼 생긴 형태인데, 드나들기 불편해하는 고양이가 많아 호불호가 갈린다.
- 자동 화장실. 알아서 배설물을 걸러 줘 편하고, 다묘 가정에서 유용하다. 대신 부피가 크고, 내부가 좁아 덩치 큰 아이에게는 불편할 수 있다.
정답이 하나로 있는 건 아니고, 결국 우리 아이가 편하게 잘 쓰는 형태가 제일 좋은 화장실이다.
우리 집은 두 종류를 함께 쓴다. 하나는 원목 화장실이고, 여기에는 벤토나이트 모래를 넣는다. 다른 하나는 유니참 데오토일렛이다. 원목 화장실은 고양이가 위로 점프해서 들어가는 구조인데, 이게 우리 집에서는 예상 밖의 장점이 됐다. 강아지가 셋이나 있는 집이라 고양이 화장실을 뒤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애초에 강아지가 올라갈 수 없는 높이라 그 문제가 자연히 해결됐다. 강아지와 고양이를 함께 키운다면 화장실을 고를 때 이 점도 한 번쯤 따져 볼 만하다.
고양이 모래 종류별 장단점
- 벤토나이트(응고형). 소변에 닿으면 단단히 뭉쳐 청소가 쉽고 응고력이 좋아 가장 많이 쓴다. 대신 먼지가 나는 편이고, 뭉친 덩어리는 일반 쓰레기로 버려야 한다.
- 두부 모래. 두부 비지로 만든 모래로 먼지가 거의 없고 변기에 흘려보낼 수 있어 처리가 편하다. 호흡기가 예민한 아이에게 좋지만, 값이 조금 더 나가고 응고력이 벤토나이트보다 약할 수 있다.
- 카사바 모래. 식물성 성분으로 먼지가 적고 응고도 잘되는 편이라 최근 많이 쓴다. 벤토나이트와 두부의 장점을 절충한 느낌이다.
- 크리스탈, 우드펠릿 등 흡수형. 소변을 흡수해 대변만 치우면 되지만, 흡수된 냄새가 남을 수 있고 알갱이가 커 발바닥을 불편해하는 아이도 있다.
참고로 자동 화장실을 쓴다면 알갱이가 크거나 잘 부서지는 우드펠릿, 두부 모래는 기계 고장을 부를 수 있어, 입자가 작고 둥근 벤토나이트나 카사바가 무난하다고 한다.
화장실 개수와 위치
화장실 개수에는 널리 쓰이는 원칙이 있다. 고양이 수보다 하나 더 두는 이른바 n 더하기 1 규칙이다. 한 마리면 두 개, 두 마리면 세 개가 적정이라는 뜻이다. 어떤 아이는 대변과 소변을 다른 곳에서 보길 원하기도 해서, 여유 있게 두는 편이 실수를 줄인다.
- 조용하고 드나들기 쉬운 곳에 둔다. 시끄럽거나 구석진 곳은 꺼린다.
- 밥그릇, 물그릇과는 떨어뜨려 둔다. 먹는 곳과 배변 장소가 붙어 있으면 잘 안 쓴다.
- 여러 마리라면 화장실을 한곳에 몰아두지 말고 분산해 둔다.
막내를 겪고 특히 신경 쓰는 것
막내가 특발성 방광염을 앓은 뒤로, 우리 집은 화장실 관리를 특히 꼼꼼히 하게 됐다. 스트레스와 화장실 환경이 방광염 재발과 얽혀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키는 것들은 이렇다.
- 배설물은 눈에 띄는 대로 바로 치운다. 화장실이 깨끗해야 참지 않고 잘 눈다.
- 쓰던 모래를 갑자기 확 바꾸지 않는다. 바꿀 때는 기존 모래에 조금씩 섞어 서서히 적응시킨다.
- 화장실을 넉넉히 두고, 소변 색이나 빈뇨 같은 변화를 평소에 살핀다.
막내가 겪은 특발성 방광염 이야기는 고양이 방광염 글에 자세히 적어두었다. 강아지와 고양이가 함께 사는 우리 집의 공간 배치 이야기는 강아지 고양이 합사 글에 정리해 두었다.
마무리하며
고양이 화장실과 모래는 종류마다 장단점이 뚜렷해서, 우리 아이가 편해하는 조합을 찾는 게 핵심이다. 화장실은 넉넉히, 위치는 조용하게, 청소는 자주가 기본이다. 특히 막내처럼 방광염을 겪은 아이라면 화장실 환경 하나가 건강으로 이어지니, 더 세심하게 챙겨 주면 좋겠다.

